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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2025년 5월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우리문화 사랑방 종래 아내와 남편 사이에 조금도 높낮 이를 서로 달리하는 부름말을 쓰지는 않았다. 요즘 더러 아내는 남편에게 높 임말을 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낮춤말 을 하면서 이른바 ‘남존여비’를 드러내 기도 하지만, 김수업 선생은 이를 지난 세기 일제 침략 기간에 남긴 일본 사람 들 말법의 찌꺼기라고 지적한다. 이제 5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부부가 서로에게 “여보ㆍ임자ㆍ이녁”이라고 써왔음을 생각해 보고 이런 말들을 살 려 쓰는 것은 어떨까? 5월 21일 ‘부부의 날’, ‘임자 · 이녁’도 써보자 5월이 되면 명절 단오가 있고, 우리가 익히 아는 국가기념일로 근로자의날, 부처님오신날, 어린 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세종대 왕나신날, 5 · 18민주화운동 등으 로 참 많은 기념일이 있다. 이 밖 에도 유권자의날, 바다식목일, 동 학농민혁명 기념일 등이 있는데 또 하나 기억해야 할 날로 ‘부부의 날’도 있다. ‘부부의 날’은 1995년 에 창원의 권재도 목사 부부가 처 음 제안해서 2007년에 국가기념 일이 됐다고 한다. ‘부부의 날’, 2007년 국가기념일 지정 21일이 된 까닭은 둘(2)이 하나 (1)가 되어 잘살라는 뜻이라고 하 며 그만큼 우리 사회가 부부의 금 실과 가정의 화목을 중요하게 여 긴다는 의미라고 본다. 금실이라 는 말은 『시경(詩經)』의 첫머리에 나오는 금슬(琴瑟)에서 유래한 말 로서, 일곱 줄의 거문고인 금(琴) 과 스물네 줄 거문고인 슬(瑟)이 같이 연주되면 더는 좋을 수 없다 는 데서 나왔다. ‘부부(夫婦)’란 혼인한 한 쌍의 남녀를 말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부부 사이 에 부르는 말을 살펴보면 ‘아빠, 자기, 여보, 영감’ 등 다양하며 요 즘 젊은 부부 사이에는 ‘오빠’라는 말까지 흔히 쓰는 실정이다. 그러 나 우리말에는 ‘이녁’과 같은 말도 있었다. 이에 대하여 평생 우리말 연구를 한 김수업 선생은 『우리말 은 서럽다』란 책에서 부부사이의 부르는 말(호칭)로 “여보 · 임자 · 이 녁”을 꼽았다. 여기서 먼저 ‘여보’는 아이들이 라도 너덧 살만 되면 그것이 어머 128 2025년 5월 아내 · 남편은 평등할 뿐만 아니라 아예 한 사람 부부 사이 말부터 존대하고 서로를 존중해야 부부는 격이 같다고 생각한 우리 겨레 “여보 · 임자 · 이녁”이라고 써와 글 김영조(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우리문화 사랑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