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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민족사의 굴욕이란 것은 죽음보다도 견디기 어렵고 자유를 찾고 갈구하는 것은 생명보다 강한 것이다. 그러기에 온갖 수난 속에서 오히려 넘어지지 아니하고 굽힘 없는 피의 항쟁으로써 극복의 역사를 지어온 것이 우리 겨례의 자랑이거니와 이같이 민족의 선두에 서서 역사를 이끌어온 이야 말로 의사요 지사들이며, 그들의 혈관 속에 용솟는 힘 이것이 바로 민족정기이다. 금강의 아름다운 산줄기들 그림같이 둘린 기름진 들판 철원은 역사 긴 옛 도읍이오 의거의 전통이 서린 곳이다. 1919년 3.1운동 때는 겨우 1,400여호였건만 만세대열에 참가한 사람이 연인원 칠만 여명을 헤아려 전국에서도 어느 지방보다 가장 열렬했던 고을이어서 사상자 투옥자들이 많았고 뒤를 이은 독립운동자들도 끊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도피안사에서 철원애국단을 조직하셨던 이봉하 강대려 박건병 김철회 김재근 박연서 이용우 김완호 오세덕 애국단원 조종대 선생은 일제의 감옥에서 순국했고, 임시정부의 요원들이었던 박용만 박용각 박용철 김세준 엄재형 모두 다 정의의 인물들이라! 여기에 그들을 기념하고자 정성껏 드높이 이 탑을 세워 민족정기의 큰 표상을 삼아 자손만대에 뼈저린 교훈을 길히 전하려 한다. 1967년 3월 일 노산 이은상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