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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2023년 7월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우리문화 사랑방 이론에 아주 잘 맞는 옷이 한복이 라고 한의학자들은 이구동성으 로 이야기한다. 한복은 깃 사이를 넓게 하여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허리를 묶어 배가 따뜻하도록 돕 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복의 가장 큰 특징은 넉넉함인데 이는 건강에 아주 좋은 형태이다. 서양옷이 관 절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데 견주 어 한복은 평면재단을 하여 관절 모양에 옷을 맞추기 때문에 관절 의 활동성을 최대한 보장한다. 평 면재단은 어깨 관절을 편하게 하 고, 무릎 관절을 자유롭게 굽히고 펼 수 있도록 하며, 대님은 발목 이 삐기 쉬운 겨울철에 부목 구실 을 한다. 자동차 운전을 해본 사람이라 면 한복 바지가 하체를 조이지 않 으므로 고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 고, 편한 자세를 만들어 준다는 것 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넉넉한 한복의 특징은 옷과 몸 사이에 충분한 공기층을 만들 어 단열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추 울 땐 따뜻하게, 더울 땐 선선하게 해주는 구실을 한다. 실제 몸에 딱 맞는 운동복을 입었을 때는 춥지 만 한복을 입어 보면 두껍지 않아 도 춥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매도 보면 아래는 배래로 넓 히고, 소매 부분을 좁게 하며, 토 시를 찬다. 바지는 사폭으로 넓게 하며, 대님으로 묶은 다음 행전을 찬다. 소매와 바지의 이런 특징에 서 밖의 공기를 차단하면서도 통 풍은 잘 되게 하는 조상들의 슬기 로움을 엿볼 수 있다. 이는 한 국의 지형상 꼭 필요한 풍욕(風浴)을 자 연스럽게 하도록 돕는 참살이형 의복구조라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한복의 바지폭이 커서 활동하기에 불편하다고 말 한다. 하지만, 바지폭이 큰 것이 불편하다면 옛사람 가운데 가장 활동적이었고 말타기를 즐겼던 고구려 사람들이 폭이 넓은 바지 인 ‘대구고(大口袴)’를 입었을 리 가 없다. 조상들은 바지 아랫부분 에 행전을 참으로써 넓은 바지의 활동성을 방해하는 문제를 해결 했음을 잊고 있다. 지금도 전통무 술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한복 형태의 옷을 입는 것은 바로 한복 바지가 활동하기에 편하다는 증 거다. 보은 선정훈(선병국) 종가 김정옥 종부의 단아한 한복 차림 모습 (2012년) 폭이 넓은 바지, 대구고를 입고 말을 타는 고구려 사람들(고구려 벽화 무용총 수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