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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역사기행 ➋ • 한국통감과 조선총독의 일본 현장을 가다 ① 123 되었다. 근대 한반도 침략과 관 련 있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1841~1909], 가쓰라 타로오[桂太 郞, 1847~1913] 등이 쇼카손주 쿠에서 수학하였다. 요시다 쇼인 은 유명한 정한론자였으므로 이 지역에서 조선통감 3명과 조선총 독 2명이 나왔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조선 주재 일본공사 를 지낸 이노우에 가오루[井上馨, 1836~1915]도 조슈번 출신이다. 하기는 혼슈의 서남쪽에 위치 한 도시로 동해에 연접한 도시이 다. 이곳에서 정한론의 대명사인 요시다 쇼인이나 이토 히로부미 등에 대한 추모 사업은 엄청나다. 요시다 쇼인의 거대한 신사가 있 고, 이토가 살았던 가옥에는 그가 사용하던 물품들도 함께 전시하 고 있다. 우리에겐 침략의 원흉이 지만, 일본에서는 영웅이기 때문 이다. 우리로서는 섬뜩한 사실이 다. 이처럼 일본의 한반도 침략은 언제든지 되살아날 수 있는 현실 이다. 한편 하기는 한반도와 특이한 관계가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하 기는 임진왜란에 참전하여 만행 을 일삼고 부산포왜성(釜山 浦倭 城)을 축조했던 모리 데루모토[毛 利輝元, 1553~1625]의 분봉지(分 封地)였다. 하기는 모리가 끌고 간 이경(李敬, 1568~1643) 등의 조 선 도공들이 막사발을 만들어 일 본 3대 자기 생산지로도 꼽힌다. 이처럼 일본의 역사는 언제나 그 전대의 우리 역사와 연결되어 있 다. 한국통감과 조선총독에 관해 반드시 기억하는 것은 물론, 그와 얽힌 한국과 일본의 관계사까지 도 관심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다.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기대학교 사학과 교수 · 부총장,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문화재위원(사적분과위원장), 국사편찬위원, 러시아 국 립 극동대학교 교환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환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 『후삼국시대 궁예정권 연구』(혜안, 2007), 『성암 손창원』(두이기획, 2023), 『나 의 일본 여행』(두이기획, 2018), 『나의 그리스 여행』(엘피, 2008) 등이 있고, 번역서로 『정한위략(征韓偉略)』(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2023) 등과 다수의 논문이 있다 . 필자 이재범 ➐ ➐ 요시다 쇼인이 세운 사설학당 쇼카손주쿠 ➑ 요시다 쇼인 신사 입구에 세워진 을사년(2025년) 축하 그림 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