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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역사기행 • 서울, 독립운동과 역사의 현장을 가다 ⑨ 121 신불출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가이자 조선 최고의 만담가로 불 린 만담의 개척자이기도 했다. 신 불출이 일제강점기 레코드로 취 입한 ‘익살맞은 대머리’, ‘말씀 아 닌 말씀’과 같은 만담은 당대 최고 의 히트상품이었다. 또한 1930년 대 조선 전역을 돌면서 하는 공연 ‘신불출 만담대회’는 가는 곳마다 구름 같은 관중으로 만원을 이루 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해방정국에서 남로당원이었던 신불출은 역시 만담으로 이름을 날리다가 월북하여 북한에서 북 조선문학예술총동맹의 중앙위원 과 ‘신불출만담연구소’ 소장을 지 냈고, 공훈배우의 칭호도 받았다 고 한다. 하지만 자유분방한 성격 의 신불출은 북한의 예술정책을 비판했다가 1962년 숙청당하는 운명에 처했고, 한동안 남과 북에 서 동시에 잊힌 존재였다. 심훈문학길(심훈문학공원과 심훈 생가터) 한강대교를 지나 흑석동으로 넘 어가는 길에는 심훈문학길이 조 성되어 있고, 효사정문학공원에 는 심훈좌상과 심훈의 대표시 ‘그 날이 오면’을 새긴 문학비 등이 있 다. 흑석동 출신 심훈(沈熏, 1901- 1936)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공 간이다. 효사정문학공원 건너편에 있는 천주교흑석동성당 자리는 심 훈이 나고 자란 곳인데, ‘심훈생가 터’ 표석이 설치되어 있다. 소설 『상록수』의 저자로 많이 알려진 심훈은 소설가이자 시인, 언론인이자 방송인, 연극인이자 영화인으로 불려야 할만큼 다재 다능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심훈 이 경성고보 재학당시 3 · 1운동에 참여하여 8개월간 옥살이를 했 고, 감옥에서 나온 직후인 1920 년 1월에는 중국으로 망명하는 등 독립운동에도 참여한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한편, 심훈좌상과 문학비가 설 치되어 있는 효사정문학공원의 정상에는 조선시대 초기 노한이 지었다고 하는 ‘효사정’이 재현되 어 있는데, 일제강점기에는 한강 신사(또는 웅진신사)로 불리던 일 본 신사가 있던 곳이다. 이 한강 신사에서는 전설적인 사회주의계 독립운동가 이재유(1903-1944) 가 1934년 7월에 황태성 · 김순 진 · 이인행 등을 은밀히 만나 혁명 적노동조합 건설과 관련한 논의 를 한 곳이기도 하다. 서울 동작구에서 동작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을 맡아 지역사를 연구하고 있다. 서울현충원 역사탐방을 비롯하여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중심으 로 하는 근현대 역사탐방을 이끌고 있고, 「오마이 뉴스」에 ‘동작 민주올레’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현충원 역사산책』, 『동작구 근현대 역사산책』, 『낭 만과 전설의 동작구』, 『동작 민주올레』 등이 있다. 필자 김학규 ➒ ➒  천주교 흑석동성당에 있는 심훈 생가터 표석  ➓  한강변에 설치된 심훈 좌상 벤치 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