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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사랑방 • 거문고 이야기 121 선비들, 거문고를 통해 참 자기를 꿈꾸었다 옛 선비들은 거문고와 함께 삶을 살았다. 선비들은 아름다 운 자연의 품속에서 시(詩) · 서 (書) · 금(琴, 거문고) · 주(酒)로 노 니는 것을 풍류라 하여 삶의 중 요한 영역으로 삼았다. 선비들이 혼자 즐기는 풍류에서는 거문고 가 으뜸이었고, 이 거문고 음악 에 간단히 시를 얹어 읊곤 했다. 2006년 KBS 2TV에서 방영되었 던 ‘황진이’란 드라마에서도 벽 계수 대감이 거문고를 타는 장면 이 나온다. 어째서 선비들은 이 렇게 거문고를 끼고 살았을까? 《양금신보》를 비롯한 많은 고 악보에는 “금자악지통야 고군자 소당어야(琴者樂之統也 故君子所 當御也)”라는 글귀가 있다. 그 뜻 은 “거문고가 음악을 통솔하는 악기이므로 군자가 마땅히 거느 리어 바른길로 나가게 하라.”라 는 뜻이다. 이 말은 거문고를 ‘백 악지장(百樂之長)’이라고 하여 가 장 귀하고 중요한 악기로 여기는 것과 같은 뜻이다. 이제 고인이 된 전 동국대학교 전통예술대학원 최종민 교수는 “거문고는 줄풍류에서 가장 중요 한 악기로 쓰 이고, 늘 합 주를 이끌어 가는 구실을 한다. 또 실 제 전통사회 에서는 피리 나 젓대를 하 는 잽이들이 전문음악인 이고, 거문고 를 하는 풍류 객들은 아마 추어 음악인 이었는데도 풍류를 할 때 는 거문고를 하는 선비가 이끌곤 했다. 거문고라는 악기가 합주 를 이끌어 가 도록 음악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 했다. 중국의 악기 금(琴)은 고대 전설 상 임금인 복희씨(伏犧氏)가 만들 어서 그것으로 마음을 닦고 성품 을 다스려서 하늘이 준 참 자기의 경지로 돌아가게 했다고 한다. 이 금이 한국에 와서는 거문고가 되 어 그러한 목적을 추구했다. 곧, 선비들은 거문고라는 악기를 통 해 인간이 도달하고자 하는 최고 의 경지를 꿈꾸었을 것이다. 그래 서 거문고의 규격도 우주를 축약 해 놓은 소우주로 생각하였다. 혜원 신윤복필 풍속도 화첩 가운데 ‘야외에서 봄 경치를 즐기다’ 에는 거문고 줄 고르는 모습이 보인다.(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탁영 김일손의 보물 ‘김일손거문고’ 길이 160㎝, 너비 19㎝, 높 이 10㎝(위).거문고에 글씨가 새겨진 부분(국립대구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