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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2024년 12월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우리문화 사랑방 때 최현배 선생이 꼭 국수주의로 비판을 받아야 했는지 의문이다. ’스마트폰‘ 대신 ’슬기말틀‘, 문학 대신에 ’삶꽃‘ 그런가 하면 평생 우리말을 찾 아 가르치고 글 쓰면서 우리말사 전을 펴내려고 준비하다가 지난 2018년 세상을 뜬 김수업 전 우리 말대학원장은 학문이 아니라 예 술의 하나인 ‘문학‘에 왜 배울 ‘학 (學)‘ 자를 붙이고, 음악에는 즐거 울 ‘락(樂)‘ 자를 붙이는가? 또한 미술에는 꾀 술(術) 자를 붙인 일 본 사람들을 따라서 그대로 써야 만 하느냐면서 이제 문학 대신에 ‘삶꽃‘이란 말을 쓰자고 했다. 그러면서 “‘말꽃’은 입말, 글말, 전자말(컴퓨터용어)을 모두 싸잡 은 ‘말의 예술’이라는 뜻을 잘 드 러낸다. ‘말꽃’은 새로 태어나 아 직은 낯설지만, 이미 ‘이야기꽃’이 나 ‘웃음꽃’같이 정다운 말들이 쓰 이고 있어서 외롭지 않다. 그리고 ‘말꽃’은 말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꽃 또는 말로써 피워 낸 아름다운 꽃이라는 뜻으로, ‘말의 예술’이라 는 본디 뜻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에 안성맞춤인 낱말이다”라고 말 했다. 2000년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2011년 한국문화사랑협회를 설립하여 한국문화 를 널리 알리고 있다. 또한. 2015년 한국문화를 특화한 국내 유일의 한국문화 전문 지 인터넷신문 『우리문화신문』을 창간하여 발행인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 으로는 『맛깔스런 우리문화속풀이 31가지』, 『하루하루가 잔치로세(2011년 문화 관광부 우수도서)』, 『나눔을 실천한 한국의 명문종가』, 『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 등이 있다. 필자 김영조 오랫동안 중국 북경대학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던 손병 철 선생은 《우리문화신문》에 5명 이 쓰는 합작시를 연재하고 있는 데 ‘스마트폰’을 ‘슬기말틀’, ‘휴대 폰’을 ‘손말틀’이라고 쓰면 어떻 겠냐고 제안하자 “중국은 컴퓨터 를 電腦(전뇌), 텔레비전을 電視(전 시), 라디오를 收音機(수음기)라고 자기들 말에 맞춰서 씁니다. 우리 도 주체적으로 배우고 써야 합니 다. 슬기말틀, 손말틀 참 좋습니 다”라고 말했다. 어떤 이는 평소 쓰던 말이 아닌 우리말로 바꿔 쓰면 글을 읽는 사 람들이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라 고 반대한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한 번에 다 바꿔버리자고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문화신문》에서는 스마트폰을 ‘슬 기말틀’로 써온 지 오래다. 대신 처음 나올 때는 괄호 안에 스마트 폰이라고 표기한다. 그러면 이해 하는데 무리가 없다. 특히 젊은이 들은 재미난다며 좋다는 평가를 해준다. 훈민정음을 ‘한글’로 바꿔 부르게 한 주시경 선생은 “말이 오 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나니라”라고 하면서 말이 겨레의 정체성이요, 독립 번 영의 연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학(文學)’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 학문 이 아니기에 ‘말꽃’이란 말이 좋지 않을까?   (그림 이무성 작가) 주시경 선생(1876~1914), 선생이 1914년  펴낸 《말의 소리》(독립기념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