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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025년 5월 Column 명사 칼럼 ② 작은 소리 큰 울림 우리나라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반드시 백성이 떨쳐나서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을 주곤 했다. 1997년 외환위기의 경우와 배경은 다르지만, 최근 산불 사태 때 다시 나타난 한국인의 ‘위대함’은 정치권이 빚어낸 혼란과 위기 때문에 걱정하게 되는 나라의 앞날에 대해 희망을 갖게 한다. 순국까지는 못 한다고 해도 국민으로서의 기본적 도리를 다하는 ‘위대한 한국인’ 이 많이 나올 때 우리나라의 장래는 밝을 것이다. 위기 때마다 이겨내는 힘의 원천 “산불 사태에서도 나타난 ‘위대한 한국인’들로부터 희망을 다시 확인한다” 위기 때마다 백성 · 국민 떨쳐나서는 전통 있어 국민의 기본적 도리 다하는 ‘위대한 한국인’ 많이 나와야 글ㅣ김학준(단국대학교 석좌교수) 우리나라 역사를 돌이켜볼 때마다 새삼스럽게 깨닫는 사실이 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한 경우, 반드시 백 성 이 떨쳐나서 그러한 위기의 극복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 사례가 워낙 많지만 한 가 지만 든다면, 조선왕조의 임진왜란 때 구국에 앞장섰던 의병이다. 바다에서 성웅 이순신(李舜臣)이 왜군을 크 게 깨 뜨리고, 육지에서 권율(權慄)과 김시민(金時敏) 등이 승전한 것을 잊을 수 없다. 그러나 곽재우(郭再祐)와 고경 명(高敬命), 그리고 김천일(金千鎰) 등으로 대표되는 민간 지도자들이 이끈 의병들이 조선 팔도 곳곳에서 일어 나 침략자에 대항했기에 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 어떤 역사학자에 따르면,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 는 조 선에서 그렇게 많은 의병이 궐기해 항전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기에 조선정벌을 시작하는 잘못을 저질 렀다 고 한다. 자랑스런 위기 극복의 전통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진 이후의 역사를 다시 살펴보자. 글자 그대로 허허벌판이나 다 름없는 빈터에서 출발했다. 한 가지 아주 작은 일화를 말하면, 런던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공관으 로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