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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023년 10월 Column   편집위원 컬럼 작은 소리 큰 울림 ‘을미사변’ 128주년에 다시 생각한다 한 · 일관계 : 치욕과 수치 일본, 명성황후 참살 범인들 제대로 처벌조차 하지 않아 글ㅣ김중위(월간 『순국』 편집고문) 다시 떠오르는 한 · 일관계 치욕의 과거사 한 · 일관계를 생각하면 할수록 가까운 이웃이라고 생각되기 보다는 어쩐지 닭살이 돋는 껄끄러 운 나라라는 인식만 더욱 깊어진다.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겪은 치욕적인 역사를 세월이 우리의 기 억 밖으로 밀어 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억 속으로 더욱 더 농축시키고 있는 것만 같은 느 낌이다. 왜 그럴까? 땅에 묻혀 흙이 되어야 할 과거사가 시도 때도 없이 계절 따라 되살아 나와 싹 을 틔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러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에게 있어 과거사는 영광 일는지 모르겠으나, 분명히 우리에게는 치욕이다. 우리의 치욕적인 과거사를 자신들의 역사적 수 치로 인식하지 못하고 영광으로 생각하는 한(限) 한 · 일 관계에 미래는 없다고 단언 할 수 있다. 청 일전쟁 이후 일본이 조선 · 한국에 와서 지지른 반인간적인 행패와 병탄(倂呑) 후에 자행한 숱한 야 만적 착취행위를 수치로 자각하지 못한다면 일본의 미래도 없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 역사를 하 늘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국주의 국가 일본이 한국인을 상대로 한 생체실험이나 수도 없는 집단 학살, 수탈과 착취행위 가 어찌 인류사적으로 영광스러울 수가 있단 말인가? 그것은 역사에서 절대로 지워질 수 없는 자 신들의 수치요 원죄라는 사실을 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한국민이 당한 그 모든 피해는 이 미 돈으로 모두 보상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과거사의 문제는 돈으로 해결되는 것 이 아니라, 수치심과 죄의식을 바탕으로 진심어린 사과와 그에 따른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비로소 풀리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는데 어쩌라는 말이냐, 하고 배를 내 민다면 그것은 거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