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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역사기행 ➋ • 한국통감과 조선총독의 일본 현장을 가다 ① 119 판적 세력이 집단별로 서로 대립 하기도 한다. 일본의 침략에 대해 서 극단적 감정 대립과 함께 학설 상으로도 ‘일제수탈론(日帝收奪 論)’과 소위 ‘식민지근대화론(植民 地近代化論)’이 대립하여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한국인에게 가장 치욕적인 욕설 가운데 하나가 ‘친 일매국노’일 것이다. 그만큼 일제 의 35년간 한반도 식민지화는 우 리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은 침략 적 행위였다. 그런데 나는 일제 침략에 대한 한국인들의 감정이나 논쟁을 보 면서 가끔 그 실상에 대해 아쉬움 을 느끼기도 한다. 일제의 ‘ 조선’ 식민지 지배에 대해 치열한 감정 대립을 하면서도, 실제 당시의 상 황이나 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무 지에 가깝다는 것이다. 일본의 침 략에 대해 ‘친일’, 또는 ‘반일’이라 는 관념적·감정적 논리로 대립하 지만, 당시 우리를 지배했던 한반 도의 조선총독부와 조선총독, 그 리고 그들을 보좌하던 식민지 관 리와 수탈 세력에 대해서는 구체 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우리 민 족 간의 위화감과 반목은 일제 수 탈의 최정점에 있었던 자들의 정 책에 의한 요인이 크다고 할 수 있 다. 그들이 바로 한국통감과 조선 총독이다. 그러므로 실제 우리는 이들에 관해 최소한 기초적인 지 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우리 역사 를 가장 심하게 매질한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제에 대해서는 막연히 ‘나쁜 것’ 이라고만 할 뿐,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뺨 때린 놈은 일제 인데, 뺨 맞은 우리들끼리 앉아서 누가 더 뺨을 세게 많이 맞았는지 다투 고 있는 꼴이다. 1910년 8월 29일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이 땅의 주인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우리 한민족이었 다. 이들은 이 땅에서 열심히 일 하고 자신들의 행복을 일구어 나 가야 할 권리가 있었다. 그러나 강 도 일제가 강제로 쳐들어와 이 모 든 것을 빼앗아 자신들의 입맛대 로 제멋대로 행패를 부렸다. 이 땅 에 있었던 우리 민족 모두는 일제 침략에 유린당한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우리끼리 싸우지는 말아 야 한다. 우리는 우리를 때린 가해 자들을 찾아 기억하고, 그들이 우 리에게 가해한 사실을 알고 있어 ➊ ➊  한국통감의 관저인 남산의 왜성대(출처 『경성부사』 제2권)  ➋  옛 서울역 건물 앞에 있는 왈우 강우규 의사 동상(서울시 제공) 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