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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사랑방 • ‘삶꽃’ · ‘말꽃’을 119 우리말을 밀어내고 일본에서 들 어온 말 책잔치에서 펴낸이 한실 님은 “오늘날 우리가 배곳(학교)에서 배 워 쓰는 말은 거의 모두 일본말에 서 왔습니다. 우리말 낱말이 모자 라서 말을 넉넉하게 하려고 들여 다 쓴다면 다른 나라 말이라도 받 아들여 써야겠지요. 그런데 일본 말에서 온 말은 멀쩡한 우리말을 밀어내고 안방을 차지한 말들입 니다. 이런 말을 한글 왜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한실 님은 왜말에 밀려서 안방을 차지한 우리말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입니다. 한 실 님은 겨레, 나라, 다스림, 살림, 나라밖이라는 말이 있는데도 일본 사람들이 만든 민족, 국가, 정치, 경제, 해외라는 말이 안방을 차지 하게 놔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많은 말이 서양에서 들어왔는 데 이를 일본에서 뒤친(번역) 것을 우리가 아무 비판 없이 가져다 쓰 면서 대신 우리말을 죽인 것이다. 한실 님의 말대로 우리말이 없어 서 외래말을 가져다 쓰는 것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버젓이 우리말 이 있는데도 마치 외래말을 쓰는 것이 유식한 듯 착각하여 쓰는 것 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외솔 최현배 선생, 비행기를 ‘날틀’이라 써 《선조실록》 40권 선조 26년 (1593) 7월 16일 기록을 보면 왜 군 10만여 명이 제2차로 진주성 침 략을 해왔고, 이때 민ㆍ관ㆍ군이 왜군에 맞서 싸우다 모두 순국하 는 비운을 겪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이때 진주성 싸움에서는 ‘날틀’이 활약했었다. 날틀은 한자 말로 ‘비거(飛車)’라고 하여 하늘 을 나는 차 곧 비행기의 하나로, 지금 말하면 무인기일 터다. 일본 쪽 책인 《왜사기》에도 전 라도 김제의 정평구라는 사람이 비거를 발명하여 진주성 전투에 서 썼는데 왜군들이 큰 곤욕을 치 렀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날틀’ 은 포위된 진주성과 외부와의 연 락을 담당했는데 마치 해일처럼 밀려오는 10만의 왜적 앞에서 진 주성 사람들에게 이 ‘날틀’은 희망 그것이었을 것이라고 장편역사소 설 《진주성전쟁기》를 쓴 박상하 작가는 말한다. 18세기 후반에 쓴 신경준의 문 집 《여암전서(旅菴全書)》와 19세 기 중반 이규경이 쓴 백과사전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 散稿)》에도 이 ‘비거’ 곧 날틀이 등 장하지만, 정확한 모양이나 어떤 쓰임새였는지는 확실하게 나와 있지 않다. 만일 이것이 비행기처 럼 날았다면 라이트 형제를 앞선 세계 첫 발명일 것이다. 일제강점 기와 광복 뒤 으뜸 한글학자였던 외솔 최현배 선생은 비행기를 “날 틀”이라고 해서 국수주의라고 비 판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우 리는 예전 솜틀, 재봉틀처럼 기계 를 ‘틀‘이라 했고, 조선시대 이미 “:날틀“이란 말이 쓰였음을 생각할 토박이말 '땅꺼짐'을 놔두고 영어 ‘씽크홀’ 이나 한자말 ‘지반침하’를 쓰는 언론들 (그 림 이무성 작가) 비행기를 ‘날틀’이라 부르면 안 될까? (그림 이무성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