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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말 호남의병 백일장 최우수작 119 나의 길 정수호(목포 영화중학교) 아아, 비통하여라. 매서운 놈의 칼질에 어머니를 여의고 살을 에는 예리한 발톱에 머리칼을 베 이니 어찌 통탄치 않겠는가. 그악스러운 탐욕으로 찬 붉디붉은 눈 동자 그 용모 영락없는 귀신일레라. 아버지, 아버지, 어찌 가시오리까. 저희를 뒤로하고 벌써 떠나시오리까.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아버지의 잔상에 우리 정신도 스러져 갑디다. 저희를 남겨두고 가버린 아버지는 내 평생 원망할 것이며 약아빠진 저놈들의 간악한 은혜는 각골난망하여 잊지 않겠습디다. 가는구나, 비 흘려 축축한 고추밭아. 다시보자, 흙 묻혀 거친 호미야. 저놈들의 우악스러운 발호를 보아라. 피 흘려 싸운 농민들은 차가운 주검이, 이 아름다운 조국은 황량한 폐허가 되 었구나. 서녘 땅 노을 지는 모습 바라보며 내 인생 조국에 바치겠다고 결의하리라. 마지막까지 저놈들과 몸 바쳐 싸워 이 땅 굳게 지켜내리라고 맹세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