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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2025년 2월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순국 역사기행 ① 시위를 벌인 곳이기도 하다. 경성방직, ‘민족자본’인가 ‘매판 자본’인가 영등포역 건너편 경성방직 터 에는 1936년에 지어진 옛 경성방 직 사무동 건물이 국가등록문화 유산으로 보존되어 있다. 경성방 직(약칭 경방)은 조선인 김성수가 1919년에 창업하여 이후 그의 동 생인 김연수가 운영한 회사였다. 경방 영등포공장이 세워진 것은 1923년의 일이다. 1920년대 물 산장려운동 당시 대표적으로 등 장하는 ‘민족자본’이었던 탓일까. 건물 앞 설명문에도 영등포 일대 에서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유일 한 공장”이었다고 씌어 있다. 하 지만 1949년 반민특위가 본격적 으로 활동할 때 사주 김연수가 대 표적인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목 되어 체포되었거니와, 형 김성수 마저 2009년에 발표된 친일반민 족행위자 1,006명의 한 사람으로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민족자본’ 임을 강조하는 설명문이 흔쾌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실제로 1920년대 이래 경성 방직에서는 조선인 노동자에 대 한 가혹한 처우가 이어졌고, 이 에 항의하여 일어난 크고 작은 노 사분규가 끊이지 않았다. 1928 년의 ‘해고 반대, 임금삭감 반대’ 를 내건 노동자 40여 명의 동맹 파업과 1931년의 ‘임금삭감 반 대, 남·녀·소년노동 구분 없는 동 일노동 동일임금 지급, 기숙사생 의 출입자유 보장’ 등을 내건 400 여 명의 동맹파업 등을 대표적 으 로 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구속되거나 해고되기 도 했다. 구속자 중에는 사회주의 계 독립운동 그룹과 연계하여 활 동하던 김상조(1902~?), 유순희 (1914~?), 이예분(1915~?), 이원 봉(1909~?), 이명신(1908~?), 김 만석(1912~?), 김종천(1918~?) 등이 있었다. 조선제분 화장실 낙서, ‘이완용 요리점’ 경성방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선제분 영등포공장 건물 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근대산업 문화유산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대선 제분은 1958년 조선제분 영등포 ➎ ➎  옛 경성방직 사무동의 모습 ➏  경성방직 노동자들의 동맹파업 소식을 전하고 있는 언론보도 기사(『조선일보』, 1931.5.30)  ➐  옛 조선제분 영등포공장 건물(현재 대선제분) ➏ 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