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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사랑방 • 칠월칠석 ‘토종 연인의 날’ 117 5일), 중양절(9월 9일)과 함께 길 일로 여긴다. 북한의 덕흥리 고분에는 ‘견우 와 직녀’ 벽화가 있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견우는 염소만 한 크 기의 소를 끌고 견우성을 향하여 떠나고, 직녀성이 자미원 밖에서 견우를 배웅하는 고구려시대 천 문도를 의인화한 그림이다. 이 그 림으로 미루어 우리는 고구려 때 도 칠석날을 지냈음을 알 수 있다. “오늘은 칠석(七夕)인데, 세속 (世俗)에서 좋은 날이라고 하니, 대인(大人)을 맞이하여 서로 이야 기나 하고자 합니다. 다만 비가 오 는지라 행차가 어렵겠으므로, 청 컨대 대인(大人)께서는 우의(雨衣) 를 입고 바로 전내(殿內)에 들어 오면 내가 마땅히 맞아 뵙겠습니 다.” 이는 《성종실록》 1년(1470) 7 월 7일 기록으로 당시 조선에 와 있는 중국 사신에게 성종이 도승 지를 시켜 칠석날 잔치를 베풀 테 니 입궐해달라고 했다는 내용이 다. 이처럼 조선시대에는 칠석날 을 좋은 날로 여겨 잔치를 벌였다 는 기록이 많다. 칠석은 목동 견우(牽牛)와 베 짜 는 공주 직녀(織女)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간직한 날이다. 전설에 따르면 하느님의 손녀인 직녀는 매우 부지런하고, 베를 잘 짜 하느 님은 직녀를 매우 예뻐했고, 은하 수 건너편에 사는 목동 견우와 혼 인시켜주었다. 그런데 견우와 직 녀는 서로 자기 할 일도 내팽개치 고, 사랑에만 빠졌다. 이에 화가 난 하느님은 견우와 직녀를 은하 수 사이를 두고 서로 멀리 떨 어져 살게 했다. 하지만, 서로를 너무나 도 그리워해서, 까마귀와 까치가 견우와 직녀가 서로 만날 수 있도 록 다리를 놓아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오작교(烏鵲橋)라고 했고, 한 해에 단 한 번, 칠월 칠석날 오작 교를 건너, 직녀와 견우는 만날 수 있었다는 전설이 전한다. 흥미로운 것은 판소리 <춘향 전>에서 춘향과 이도령의 가약 을 맺어주던 광한루(廣寒樓)의 다 리 이름도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오작교였으며, 지금도 남원 광한 루원에는 오작교를 만들어 놓았 다. 직녀가 만나는 칠석은 유달리 비가 내리곤 한다. 다만 언제 내리 냐에 따라 그 비의 이름은 다르다. 칠석 전날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남원 광한루원에 있는 오작교(烏鵲橋) 칠석날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바느질 솜씨가 좋게 해달라고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