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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우리문화 사랑방 116 2023년 2월 날 밤에 사발에 재를 담고, 그 위 에 여러 가지 곡식의 씨앗을 담아 지붕 위에 올려놓은 다음, 이튿날 아침 씨앗들이 남아 있으면 풍년 이 되고, 날아갔거나 떨어졌으면 흉년이 든다고 믿는다. ‘나무그림 자점’은 한 자 길이의 나무를 마당 가운데 세워 놓고 자정 무렵 그 나 무가 비치는 그림자의 길이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달붙이’는 대보름 전날 저녁에 콩 12개에 12달의 표시를 하여 수 수깡 속에 넣고 묶어서 우물 속에 집어넣어 콩알이 붙는가, 안 붙는 가에 따라 농사의 풍흉을 점치며, ‘닭울음점’은 대보름날 꼭두새벽 에 첫닭이 우는 소리를 기다려서 그 닭울음의 횟수로써 농사의 풍 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또 풍요다산을 기원하는 놀이 로 ‘줄다리기’를 들 수 있다. 볏짚 을 이용하여 암줄과 숫줄을 만든 뒤에 마을 단위로 나뉘어 줄을 당 기게 되는데, 암줄이 승리해야 풍 년이 든다는 믿음이 있다. 이 줄다 리기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 산에 올랐다. 한국, 베트남, 캄보 디아, 필리핀이 공동으로 신청한 것이다. 이 밖에도 풍년을 기원하는 풍 속으로 ‘지신밟기’가 있는데, 지신 밟기는 설날부터 대보름 무렵에 마을의 풍물패가 집집이 돌며 흥 겹게 놀아주고, 복을 빌어 준다. 지역에 따라서 마당밟기, 귀신이 나오지 못하도록 밟는 매귀(埋鬼), 동네에서 쓸 공동경비를 여러 사 람이 다니면서 풍물을 치고 재주 를 부리며 돈이나 곡식을 구하는 걸립(乞粒)들로 불린다. 이 밖에 정월대보름 놀이로는 ‘나무쇠싸움(쇠머리 싸움)’, ‘놋다 리밟기’, ‘다리밟기’, ‘봉죽놀이’, ‘사자놀이’, ‘들풀태우기’, ‘고싸움 놀이’, ‘월등’, ‘달집태우기’, ‘당산 옷 입히기’, ‘관원놀이(감영놀이)’, ‘농기세배’들도 있다. 이제는 잊혀가는 ‘정월대보름’ 이지만 식구들과 함께 달맞 이하 고, 서로 행복을 빌어보면 좋을 일 이다. 김재진 시인은 ‘어머니’란 시에서 대보름을 “세상의 섧븐 사 람들이 다 모여 힘껏 달불 돌리는 날”이라 했다. 고통받는 이웃들도 함께 달불 돌리며, 웃는 그런 날이 면 좋겠다. 달집에 한해의 소망들을 묶어놓고 달집태우기를 한다. (최우성 기자) 2000년 푸른솔겨레문화 연구소, 2011년 한국문 화사랑협회를 설립하여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 또한. 2015년 한국 문화를 특화한 국내 유일 의 한국문화 전문지 인터 넷신문 《우리문화신문》을 창간하여 발행인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자은 책으로는 《맛깔스런 우리문화 속풀이 31가지》, 《하루하루가 잔치로세(2011년 문 화관광부 우수도서)》, 《나눔을 실천한 한국의 명문 종가》, 《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 등이 있다. 필자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