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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너를 부른다
- 복효근
이 땅에 봄을 어디서 오느냐 물으면
열사여
새싹처럼 푸르른 네 이름이 떠오른다
얼음 얼은 계곡마다 꽃바람 불어넣고
주눅 들고 찌들은 사람들 가슴 속에
한 아름 진달래를 피워놓고 마는 사람아,
이 땅에 민주화가 어디서 오느냐 물으면
열사여,
여린 까까머리에 불타는 네 눈동자 떠오른다
마산에서 남원까지
아니 저 마라도에서 만주벌판까지
모든 어둠을 꿰뚫고
날빛으로 채워놓고 마는 사람아,
이 땅의 통일이 어디서 오느냐 물으면
열사여,
힘 줄 솟은 네 팔뚝과 부르튼 목젖이 떠오른다
온몸을 도화선으로 타들어가서 분단의 벽 헐어버리고
기어이 기어이
이 봄 소식 저 중강진까지 전해줄 사람아,
남원의 아들이면서 마산의 아들, 한반도의 아들아
한 어머니의 아들이면서 칠천만의 가슴 속에서
섬진강 매화로도 피어나고
지리산 진달래로도 피어나고
언제나 현재형이면서 미래형으로
살아 있는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