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page
114 2024년 9월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우리문화 사랑방 오곡이 탐스럽게 익어 풍요로운 열매 를 맺는 팔월 한가위에 햅쌀로 정성 껏 빚은 송편은 차례상에 올려 조상께 예를 갖추기도 했지만, 온 식구가 함 께 송편을 빚으며 웃음꽃을 피웠던 한 가위 으뜸 음식이자 오랜 역사와 전통 을 가진 우리 겨레의 떡이다. 올 한가 위 때는 색색깔의 송편을 빚어 이웃과 나눠 먹어보면 좋겠다. 우리 속담에는 “귀신 듣는데 떡 소리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뜻은 “듣고 썩 좋아할 이야 기를 그 사람 앞에서 한다”라는 말인데 귀신이 아니라 이웃에게 내가 먼저 “떡 소리”를 해보자. 그러면 이웃도 나에 게 “떡 소리”를 해주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집, 우리 사회가 “떡 해 먹을 집안 (떡을 해 먹을 정도로 넉넉하고 여유 있는)”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으로 빚고 ‘정'으로 먹는다 송편 솔 향기 듬뿍 담긴 ‘송편’… ‘정’으로 빚고 ‘정’으로 먹는다 “왔더니 가래떡, 올려놓고 웃기 떡, 정들라 두텁떡, 수절과부 정절 떡, 색시 속살 백설기, 오이 서리 기자떡, 주눅 드나 오그랑떡, 초승 달이 달떡이지”, “정월보름 달떡 이오 이월한식 송편이오 삼월삼 짇 쑥떡이로다. 사월팔일 느티떡 오월단오에 수리치떡 유월유두에 밀전병이라 칠월칠석에 수단이오 팔월가위 오려송편 구월구일 국 화떡이라 시월상달 무시루떡 동 짓달 새알병요 섣달에 골무떡이 라” 이처럼 우리 겨레는 노래 속에 도 불러들일 만큼 떡을 생활화했 음을 엿볼 수 있다. 한가위 때는 햅쌀로 빚는다는 신도주(新稻酒, 햅쌀로 빚어 먹는 술), 녹두나물, 박나물, 토란국, 송 이국은 물론 고지국(호박, 박, 가 지, 고구마 따위를 납작하거나 잘 고 길게 썰어 말린 것들로 끓인 국) 같은 명절음식이 있었다. ‘한 가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 식이 송편이다. 송편은 한국의 전 114 2024년 9월 삼색송편 송편을 예쁘게 빚어야 예쁜 딸을 낳는다.(그림 이 무성 작가) 팔월 한가위에 먹는, 솔 향기 듬뿍 담긴 ‘송편’ 함께 송편빚으며 웃음꽃 피우는 한가위 으뜸 음식 송편을 빚어 이웃과 나눠 먹으면 좋아 글 김영조(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우리문화 사랑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