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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자랑스런 우리 것들 110 2023년 2월 징을 매우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유적에서는 고래 사냥을 매우 상세하게 표현한 장면들을 볼 수 있다. 고래 주변에 새겨진 배에는 17명, 7명, 5명 가량의 사람이 승 선하고 있다. 배는 뱃머리와 고물 이 반달처럼 휘어져 있으며, 고래 몸통에 박힌 작살 과 줄에 매달린 부구와 연결되어 있다. 이는 지금 까지도 행해지고 있는 원주민들의 고래사냥에서 사용되는 도구들과 거의 동일하다. 암각화는 단단한 돌연모를 사용 해 쪼기, 갈기, 긋기 수법으로 제 작되었으며 각흔(刻痕)의 깊이와 폭, 크기, 밀도, 표현 기법을 통해 크게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돌연모와 금속으로 새긴 그 림은 각흔의 형태를 분석하여 구 분할 수 있다. 대체로 돌 연모의 경우 단면의 형태가 “U ”자 형이며 금속의 경우 “ ”자 형 또는 “∨”자 형을 띤다. 이외에도 각흔의 깊이 와 너비, 균일도에서 그 차이를 어 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그늘지고 추운 곳에 노출된 암 각화는 정확한 제작연대를 추정하 기 어렵기 때문에 유적 발견당시 부터 조성연대를 두고 연구자들 간에 많은 이견이 있다. 대체로 신 석기시대 말에서 청동기시대 초기 까지로 보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전혀 다른 주제를 담고 있는 천전 리 암각화가 유적에서 불과 2km 내에 위치하고 있는 점, 우리나라 남부지방 전역에서 발견된 청동기 시대 암각화에서 표현된 검, 동심 원, 음문, 검파형, 이외 추상적인 기하문 등의 그림을 유적에서 전 혀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 유적 을 모두 같은 시대로 보기 어렵다 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조성시기와 주요 특징, 의의 최근 고고학적 자료를 통해 조 성시기를 밝히려는 좀 더 객관적 이고 과학적인 분석들이 시도되 고 있다. 울산과 동남해안 일대의 패총에 포함된 동물유체 분석결 과와 울산만 고환경 연구 등에 따 르면, 유적 조성의 중심연대는 지 금부터 약 7,000~3,500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부산 동삼동 패총출토 토기, 조개가면, 양양 오 산리 얼굴상, 울산 신암리 여인상 과 세죽리 패총 물개 토우 등 암각 화에 표현된 그림의 주제와 관련 된 많은 유물들은 신석기시대 유 적에서 볼 수 있다. 2010년 한국 문물연구원이 실시한 울산 황성 동 패총 발굴조사에서는 고래사 냥을 실증적으로 밝혀주는 작살 이 박힌 고래 뼈가 출토되었다. 이 는 반구대암각화의 제작연대를 추정해볼 수 있는 결정적 물증자 료로 과거 울산만과 해안지역에 ➌  암각화 탁본(한국민족문화대백과)  ❹  대곡리 암각화의 인물상(왼쪽)과 사냥그림 선형 이미지 ➌ 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