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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우리 땅 • 부산 박재혁 의사상과 그 주변 109 인들은 개항 이후 부산에 거주하 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수도 시 설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1910년 간행된 『부산 수도사업 보고서』 는 1905년부터 1910년 사이 일본 인들 주도로 부산에서 진행된 상 수도 시설 공사의 세부적인 현황 을 서술했는데, 성지곡 등 수원지 확보를 위한 공사 진행 현황을 자 세히 기록했다. 더구나 1919년 부 산 3 · 1운동 당시에는 일본인들이 이 수원지(저수지)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경계를 서기도 했다고 한 다. 따라서 박의사 동상의 소재지 로 적합한 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현재 박의사의 동상은 부산진 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성지곡 (수원지) 북단 가장자리에 있다. 동상의 위치가 길에서 한창 들어 가 있어서 그곳을 자주 찾는 시민 마저 박재혁 의사를 모르는 경우 가 많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그동 안 동상 이전이 지속적으로 추진 되었다고 한다. 수많은 검토 끝에 나온 대안 은 동구 범일동 부산진시장과 자 성대 방향 사거리 교통섬이었다. 이곳은 하루에 거의 수만 대의 차량이 지나가는 곳이어서 더없 이 좋은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박의사 출 생지인 좌 천동에 가 까운 곳이 므로 상징 성도 크다. 그 러 나 2021년 순 국 100주 년을 맞아 외진 곳에 서 도심으로 이전할 것이란 기대 를 모았던 독립운동가 박의사 동 상은 현 위치에 그대로 머물게 됐 다. 대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흉상이 새로 세워질 예정이었지 만, 이마저 예산 문제 등으로 난항 을 겪는다고 한다. 부산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재혁의사기념사 업회는 현재 어린이대공원에 있 는 박의사 동상을 이전하지 않기 로 했다고 한다. 동상을 시민이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2020 년 5월부터 부지를 적극 물색했 다. 박의사 생가 인근 동구 범일동 자성대 사거리 쌈지공원(145㎡) 이 낙점되고 부산시 동구도 부지 제공에 동의하면서 이전이 순조 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사 업회는 동상 높이가 6.5m에 이르 고 제단까지 있어 이전 부지가 너 무 좁다고 판단했다. 이전 비용도 2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상징 성과 유동성 등을 따졌을 때 마땅 한 다른 대체 부지가 없어 이전 대 신 동상보다 작은 규모의 흉상을 쌈지공원에 건립하기로 했다. 동 상의 크기와 상관없이 박의사의 공헌과 뜻을 시민이 가까이서 기 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현재 별다 른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추 후 이전 설치나 흉상 제작이 원활 히 추진되어 박의사의 독립운동 과 그 이상을 보다 널리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21년 5월 11일 부산 어린이대공원 수변공원 내 박재혁 의사 동상 앞에 서 ‘박재혁 의사 순국 100주기 추모식’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