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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자랑스런 우리 것들 108 2023년 2월 더욱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다. 반구대는 거북이 엎드려 있는 듯 한 구릉 모습 때문에 생긴 이름이 다. 반구대는 이곳에서 귀양살이 하던 정몽주가 자주 찾은 곳이라 한다. 반구대 곳곳에는 옛 시인 묵 객들이 남긴 글씨와 그림 등이 여 기저기 남아 있다, 암각화는 이 반 구대의 한 면에 새겨져 있다. 울산의 젖줄 태화강 상류 반구 대 일대의 인공호(人工湖) 서쪽 기 슭 암벽에 새겨진 것이다. 댐의 축 조로 평상시에는 수면 밑에 있다 가 물이 마르면 그 모습을 보인다. 그 크기는 가로 약 8m, 세로 약 2m이고, 조각은 암벽 밑에까지 부분적으로 퍼지고 있어, 밑에서 부터 암각화 상단선까지의 높이 는 3.7m 쯤 된다. 반반하고 매끈거리는 병풍 같은 바위면에 고래 · 개 · 늑대 · 호랑이 · 사 슴 · 멧돼지 · 곰 · 토끼 · 여우 · 거북 · 물 고기 · 사람 등의 형상과 고래잡이 모습, 배와 어부의 모습, 사냥하는 광경 등을 표현하였다. 이곳에 표 현된 동물들이 주로 사냥 대상 동 물이고, 이 동물 가운데에는 교미 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과 배가 불룩하여 새끼를 가진 것으로 보 이는 동물의 모습이 보인다. 이 암 각화는 당시 사람들이, 동물들이 많이 번식하고 그로 인해 사냥거 리가 많게 되기를 기원하면서 만 든 것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춤추는 남자의 모습 에서 성기가 과장되게 표현된 것은 인간의 생식능력이 자연의 번식력 과 깊은 관계를 가졌다고 생각했던 당시 사람들의 관념을 나타낸 것으 로 생각된다. 일본에서는 옛날 산 신제(山神祭) 때에 성기를 드러내고 춤을 추었다는 보고가 있다. 물고기잡는 행위를 묘사한 고기 잡이배와 그물에 걸려든 고기의 모 습을 묘사한 것도 실제 그렇게 되기 를 바라는 일종의 주술적 행위로 볼 수 있다. 아마도 당시에는 반구대 지역이 사냥과 어로의 풍요를 빌고 그들에 대한 위령(慰靈)을 기원하 는 주술 및 제의(祭儀)를 행하던 성 스러운 장소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에서 산토끼를 확인할 수 있다. 엉 덩이 부분이 호랑이 그림으로 가 려져 있지만, 쫑긋한 두 귀가 표현 된 산토끼 그림을 통해 당시 옛 선 조들과 친숙했던 상황을 추정할 수 있다. 암각화에 새겨진 그림의 내용 반구대 암각화 유적은 울산 태 화강 지류에 해당하는 대곡천변의 깎아지른 절벽의 판판한 수직 암 ❶ ❶ 반구대 원경 ❷ 고래사냥 그림(왼쪽)과 고래 그림. 약 7,000년 전 것으로 가장 오래된 고래사 냥 그림으로 인정되었다.(울산시청 제공) 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