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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우리 땅 • 오욕과 영광의 한국근현대사, 그 길목 서울역과 서울역사 105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일상적 인 현장에도 어떤 역사적 사건이 있었고 그에 따른 의미가 숨어있 다면, 그것을 탐구하여 그 역사적 의미를 잘 되새겨보는 지혜가 필 요하다고 하겠다. 어리석은 자는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한다고 하 지 않는가? 2022년 9월은 강우규(姜宇奎) 의사가 서울역(당시 남대문역)에 서 새로 부임하는 조선총독 사이 토 마코토〔齋藤實〕에게 폭탄을 던져 일제 수뇌부의 간담을 서늘 케 한 의거를 일으킨 지 103주년 이 되는 달이었다. 그러나 이러 한 사실은 일반인들에게 별로 관 심을 끌고있지 못한 듯하다. 사실 서울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구 서울역 건물의 우측 입구에는 강 우규 의사의 의거를 알리는 표지 석이 설치되어 있고, 2011년에는 동상까지 세워졌다. 하지만 이곳 을 지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 주히 왕래할 뿐 그저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것 같다. 그러나 한 번 쯤 가던 길을 멈추고 비석과 동상 에 새겨진 글귀와 그 의미를 반추 해보는 여유와 호기심을 가질 수 는 없을까? 서울에서 지방을 갈 때, 반대로 지방에서 서울로 올 때 많은 한국 인들이 서울역을 이용한다. 특히 2004년 KTX 고속열차가 개통 되면서 이제 대한민국은 전국 어 디나 쉽고 빠르게 왕래할 수 있 는 한나절 생활권이 되었다. 자 주 서울역을 왕래하면서 많은 사 람들이 분주히 자기의 갈 곳을 향 해 뛰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부 질없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서울역 개통 123주년을 바로 눈앞에 두 고 있는 마당에 씁쓸한 생각을 떨 칠 수가 없었다. 아픈 우리 역사, 수난의 근현대사를 우리가 찾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가 기억하고 그 실상과 역사적 교훈을 후세에 전할 것인가? 강우규 의사의 장한 의거를 알 리는 표지석은 ‘강우규 의사 항일 의거 자리’라는 제목으로 설치되 어 있다. 이 표지석에 새겨진 비문 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강우규 (姜宇奎) 의사께서 1919년 9월 2 일 사이또 신임 일본 총독 일행에 ❻ ❼ ❻ 1945년 9월 9일 인천에서 열차로 서울역에 도착한 미 제7사단 32연대 미군병사들이 기마경찰의 인도로 조선총독부를 향해 행군하 고 있다. (박도 제공) ❼ 1980년 5월 15일 시민들의 서울역 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