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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2023년 6월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순국 역사기행 ① 일본 동경에 초청되어 명연설을 하고, 모스크바 극동피압박민족 대회에 참가하고, 반제국주의 연 설로 인해 3년간 투옥이 되고. 『조 선중앙일보』 사장이 되고, 일본 의 패망을 예견했다고 1년간 또 투옥되고, 해방 후 건국 준비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독립과 좌우 통일 을 위한 엄청난 행보 끝 에 암살당해 생을 마감 하는 드라마틱한 그의 삶을 생각해 본다. 우무 학교에서 우체국(당시 우정국) 일에 생업으로 종사했다면 그는 일제가 주는 급료를 받으며 고 난 없이 살다가 조용히 생을 마감했을 텐데… 인간의 인생길은 선택 의 연속이어서, 우무학 교를 중단한 후 기독교 에 입문하고 평양신학교 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급기야 중국으로 망명한 데서부터, 몽양의 삶의 여정은 평탄하지도 못한 가시밭길이었을 것이다. 결국 한지근의 총탄에 생을 마감하는 비운을 맞 은 것이다. 들에 핀 야생화는 이름 없이 고 요하다. 키 작은 야생화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죽여 바람에 몸 을 맡기고 들 바람과 햇살을 받으 며 조용히 생을 마감한다. 아무도 야생화의 이름을 알아내려 하지 도 않고,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다. 바람이 거세다고 탓하지 아니 하고, 태양이 강렬하다고 반항하 지 않는다. 그저 순응할 뿐이다. 나라를 빼앗겼어도 빼앗긴 대 로, 반만년 역사의 긍지가 짓밟혀 도 짓밟히는 대로 받아들이기만 한다. 그리고 군홧발에 짓밟혀 죽 기도 하는 게 야생화, 들꽃, 힘없 고 무지한 풀들의 강요된 억울함 이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몽양은 태 생부터 남달랐다. 반골 집안의 유 학자이며 동학(東學)을 받아들인 조부의 무릎 위에서 몽양은 세상 의 이치를 배운다. 조부의 무릎 위 에 앉아서 배운 것이 몽양의 일생 을 지배해온 정신의 맥이 아닌가 싶다. “사람이 곧 하늘이니라, 사람을 대하기를 하늘 대하듯 하여야 하 느니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은 곧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 라”는 기독교 사상과 통했을 것이 다. 동학에서도 기독교에서도 인 간의 평등을 배웠으므로, 제국주 의 일본의 침략으로 조선인이 신 음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었으리 라. ➎ 몽양기념관 개관 2주년기념 ‘몽양 여운형 사진전’ 포스터 ➏ 여운형의 필적 ‘정관매진(正觀邁進)’. 1936년 1월 씀(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➏ 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