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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우리 땅 • 오욕과 영광의 한국근현대사, 그 길목 서울역과 서울역사 103 하였다. 1925년 9월 30일에 서 울역사가 준공되었는데, 도로면 에서 볼 때 2층, 철로에서 볼 때 3 층이었다. 서울역사 역시 이 시기 의 다른 역사들과 마찬가지로 철 근 콘크리트로서 부분적으로 화 강석을 사용했는데, 시공은 조선 호텔을 지은 일본인 아오미 하지 메가 맡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 및 남만주철 도주식회사, 조선총독부의 대륙침 략 정책에 따라 주도면밀하게 설 계 · 건설된 이 건물은 아름다운 외 관과는 달리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스산한 아픔과 비극, 파란만 장한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과 애 환이 스며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 국철도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이기 도 한 서울역은 일본제국주의의 한국 강점기에는 각종 군수물자와 노동인력의 수탈 및 운송이 자행 되었던 아픈 역사의 현장이었다. 구 서울역사는 준공 당시만 해 도 일본의 도쿄역사와 함께 동아 시아 역사 중 1 · 2위를 다툴 정도 로 큰 규모를 자랑하면서 한국 철 도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하 지만 2003년 말 바로 옆에 완성된 고속 철도 역사에 그 지위와 기능을 물 려주었다. 해방 직후에는 이곳을 거쳐 미 군이 진주하였으며, 남북분단과 그에 따른 전쟁, 그리고 1960 · 70 년대의 급속한 산업화의 와중에 서 농촌을 떠난 농민들이 잘 살아 보겠다는 희망을 안고 상경하여 첫발을 디뎠던 한국현대사의 한 길목이기도 했다. 또한 1980년 5 월 이른 바 민주화운동이 한창이 던 와중인 ‘서울의 봄’ 시기에는 민주화를 갈망하는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이 앞에서 대규모 시위 를 벌이기도 했던 ‘민주화의 성지’ 이기도 하다. ❸ 서울역사(2015년) ❹ 현재의 민자역사 ❺ 일제강점기 서울역사(서울역사 박물관 제공) ❸ ❹ 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