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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24년 7월 Column     명사 칼럼 작은 소리 큰 울림   지금으로부터 52년 전인 1972년 7월 4일 오전 10시에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 었다. 서울에서 이후락(李厚洛) 중앙정보부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5월 2~5일에 평양을 비밀리에 방문해  북한의 김일성(金日成) 수상과 회담했으며, 북한의 박성철(朴成哲) 부수상이 5월 29일~6월 1일에 서울을 비밀 리에 방문해 박정희(朴正熙) 대통령과 회담했고, 그 두 비밀회담의 내용을 담아 오늘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하게  되었다고 말했을 때 온 국민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3대를 가지 못한 7·4남북공동성명:  북한은 냉전 시대의 ‘베를린 장벽’을 쌓고 있다 ‘7·4남북공동성명’, ‘자주 · 평화 · 민족대단결’ 천명 김정은, 콘크리트장벽 구축 등 분단 고착화 움직임 어려움있더라도 통일 이상 포기할 수 없어 글ㅣ김학준(단국대학교 석좌교수) 지금은 평양을 다녀왔다는 것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지만, 그 때는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었 고 평양을 다녀온다는 것이 엄혹한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의 제재 때문에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남북대결의 시기였다.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의 선봉에 서 있고 북한의 간첩을 잡는 국가기관의 정점에 서 있는 중앙정보부의 수장이, 평양에 가서 김일성과 회담을 하고 돌아왔다고 하니 세상 이 뒤집힌 것 아니냐는 반응이 대세를 이루었다. 1974년 7월 4일 ‘7 · 4남북공동성명’ 발표 7 · 4남북공동성명의 내용 역시 충격적이었다. 통일의 3대 원칙으로, ‘외세의 간섭 없고 외세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의 원칙’, ‘무력에 의존하지 않는 평화의 원칙’,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민족대 단결의 원칙’ 등이 제시되었는데, 다음 두 원칙이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첫째, ‘외세의 간섭 없고 외세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의 원칙’에 대해서다. 그사이 한국은 ‘유엔 을 통한 남북한 통일’을 제의해왔는데, 유엔은 해석에 따라서는 ‘외세’에 속하는 것이 아니겠느 냐, 만일 그렇다면 앞으로 그 방안을 포기한다는 것이냐는 물음이 제기된 것이다. 또 한국은 미국 과의 동맹을 중시했고 주한미군을 자신의 안보 유지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겨왔는데, 주한